제목 : 낮의 목욕탕과 술
작가 : 쿠스미 마사유키
출판 : 지식여행(2017.07.25)
예스24 책 소개란에 아래와 같이 소개되어있다.
《고독한 미식가》의 원작자 구스미 마사유키,
그가 풀어놓는 ‘목욕탕’과 ‘술’에 관한 쾌락 에세이
“일단 맥주 한 잔 더 시키고!”
따분하고 시시한 거품 빠진 일상,
아는 사람만 안다는 소박한 기쁨을 찾아 나서다!
어떻게 저렇게 포인트를 잘 잡아서 적을 수 있을까? 저런 일을 하시는 분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. 이 책은 십여 곳의 목욕탕을 낮에 가서 목욕을 하고 시원하게 맥주 한잔하면서 맛있는 안주도 먹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이다. 우리나라에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열풍이 있기 훨씬 전부터 일본인들은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쁨을 잘 알고 그런 글을 적는 작가도 많은 것 같다. 아무래도 우리보다 경제적 풍요와 그 뒤 하향곡선을 먼저 겪어서 그런 것 같다.
작가 김언수는 '설계자들'에서 아침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.
"일을 끝내고 마시는 저녁의 캔맥주가 시원함과 보상과 휴식의 느낌을 준다면 아침의 캔맥주에는 쓸쓸함과 몽롱함과 부적절함 그리고 깊은 밤을 지나와서도 끝내고 싶지 않은 무책임에 대한 욕망이 있다."
이 책의 저자는 한낮에 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표현한다.
"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을 때 마시는 술은 달다.
...
아직 할 일이 남았건만 그걸 무시하고 밝은 햇살 아래서 당당히 마셔버리는, 나더러 뭘 어쩌란 말이냐는 식의 통쾌한 기분도 술맛을 돋운다. 마셔도 아직 '오늘'이 남아 있다는 시간적 여유로움도 술맛을 풍성하게 한다. 말 그대로 밝은 술이다. 마시고 싶으니깐 마신다. 그러니 취기도 명쾌하다. 기분이 좋다."
각 저자들의 표현처럼 아침의 맥주와 낮의 맥주는 다르다.
맥주 하나가 아침, 점심, 저녁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마실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황홀한 음료인가!
나는 낮의 맥주를 정말 사랑한다.
특히 직장인들에게 낮술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없기 때문에 더 설렌다.
농땡이 치는 여유로움이 마음을 살랑살랑 간지럽혀서 웃음이 실실 나온다.
작가의 말대로 밝은 술이다.
그리고 저자의 표현들이 너무 좋았다.
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.
"나는 지금, 온몸으로 맥주를 받아들이고 영혼을 다 바쳐서 맞아들인다.
사랑, 그런 느낌이다."
'그래 그 느낌 나도 알아!
등산을 하다가 산 중턱에서 마시는 첫 잔, 한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걷다가 냉장고에 들어있는 컵에 깔끔한 라거 생맥을 벌컥벌컥 들이켤 때, 겨울 히터가 빵빵한 가게에서 IPA를 시켜서 씁쓸한 액체를 목구멍을 넘길 때, 그럴 때 나도 온몸으로 너처럼 맥주를 사랑해'하고 작가가 말해주고 싶다.
"기분 좋은 후줄근함"
"듣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부르르 떨리면서 스르르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."
"막 문을 연 목욕탕.
천장에서 밝은 햇살이 비스듬히 빛 쳐들고, 그 사이로 김이 무럭무럭 피어난다. 커다란 탕 안에서 몸을 쭉 뻗으면 마음까지 쓰윽 열린다."
낮에 목욕탕에 들어섰을 때 그리고 탕에 몸을 담갔을 때의 느낌도 어쩜 이리 잘 표현했는지 감탄만 계속했다.
"하루하루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건 매일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닐까"
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지겹다고 투덜거리기만 했는데, 나 꽤 충실하잖아. 칭찬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삶을 사는 것 중요한 것 같다.
나는 팔랑귀.
좋았어.
지금부터는 소소한 행복 찾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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